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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로 끝난 권도형의 ‘처벌 쇼핑’…피해자들 “미국행 환영”

3,782 0 2024.02.22 04:55
가상자산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에 대해 미국 송환이 결정되자 피해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국보다 미국의 형량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제적인 중범죄자가 등장할 때마다 ‘미국 송환’을 요구하는 여론이 등장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21일(현지시각) 권 대표를 미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지 포베다가 보도했다. 법원은 “권도형이 금융 운영 분야에서 저지른 형사 범죄로 그를 기소한 미국으로 인도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현지에서 권씨를 대리하고 있는 고란 로디치 변호사가 항고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이 경우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해서 미국 송환이 늦어질 수 있다. 권씨는 미국 뉴욕남부연방지방검찰에서 이미 기소된 바 있으며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수사 대상이기도 하다.

미국 송환 소식에 피해자들은 환영하는 반응이다. ‘루나·테라 코인 공식 피해자’ 인터넷 카페에는 “권도형의 범죄 행위가 모두 인정되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중한 처벌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공지글이 올라왔다. 이번 사태로 3천여만원의 손실을 본 피해자 ㄱ씨는 “미국의 형량이 훨씬 세기 때문에 권도형은 미국에서 처벌받는 게 맞다”고 말했다. 권씨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는다면 징역 100년 이상도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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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와 미국은 형벌체계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여러 죄를 저질렀을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을 1.5배 가중해 처벌하는 ‘가중주의’를 택하고 있는 데다, 유기징역의 경우 최대 50년이 상한이다. 하지만 미국은 형의 상한이 없고 여러 건의 범죄가 있을 때 각 범죄의 형량을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따른다. 권씨 쪽이 한국 송환을 주장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권씨 사례처럼 최근 범죄가 국제화되면서 이에 대한 처벌을 어느 나라에서 하느냐가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앞서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경우 미국이 손씨에 대해 송환을 요청하자, 손씨의 아버지가 손씨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아들을 직접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고발했다. 우리나라 법원은 손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하고 손씨가 국내에서 처벌받도록 결정했는데, 이같은 결정을 규탄하는 국민청원이 이뤄지기도 했다. 반대로 국내 범죄자가 필리핀 등 형량이 낮은 국가로 도피한 뒤, 송환을 피하기 위해 현지에서 다른 범행을 저질러 일부러 수감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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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천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의 발달로 범죄 역시 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제화하면서 범죄자들이 마치 ‘쇼핑’처럼 처벌받을 국가를 택하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성범죄나 금융 범죄는 각 나라에서 처벌하도록 관할권을 넓힐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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