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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물파손” vs “예술”…그래피티로 뒤덮인 LA 건물

4,455 0 2024.03.04 00:49
미국 서부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LA) 도심에 5년째 공사가 중단된 초고층건물이 길거리 문화의 상징인 그래피티로 뒤덮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덩그러니 방치됐던 건물이 예술의 힘으로 LA 랜드마크가 될 거란 입장과 사유재산을 무단으로 망가뜨린 불법행위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LA에서 2019년 공사가 중단된 55층짜리 ‘오션와이드 플라자’가 길거리 아티스트의 그래피티로 뒤덮였다”며 “그래피티가 예술인가 기물 파손인가라는 해묵은 논쟁을 재점화시켰다”고 전했다.

오션와이드 플라자는 LA 중심가에서 총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의 거금을 들여 3개의 타워 형태로 추진된 대형 건축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개발업체가 자금난에 빠지며 공사는 중단됐다.

형태만 갖추고 있던 건물에 그래피티가 그려진 건 올해 1월 말부터. 직접 그림을 그린 한 아티스트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초고층건물 작업은 처음 경험해 보는 일”이라며 흥분했다. 해당 건물이 LA컨벤션센터 인근 도심 중심가란 점도 그래피티 작가들을 더욱 자극했다고 한다.


이렇게 변신한 건물은 입소문을 타고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유명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로버트 프로벤자노는 NYT에 “그래피티의 예술 수준을 높여 놓았다”며 “건물 전체를 그래피티로 완성해야 한다”고 했다. 애리조나대의 스테파노 블로흐 교수도 “대규모 개발 실패에 대한 폭로라는 예술적 의미를 지닌다”고 평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몰려들며 갈수록 ‘불법 놀이터’가 되고 있단 점이다. 건물에서 캠프파이어를 하고 스테이크를 굽는가 하면, 지난달엔 옥상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시도하는 이들도 있었다. 로스앤젤레스경찰국(LAPD)은 지난달 28일 무단 침입 혐의로 4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시의회도 개발업체에 보안 강화 등을 요청했지만, 파산 상태인 업체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 LA센트럴시티협회는 최근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LA는 시 예산을 들여 자체 정화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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